포스트

2023 원신 여름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20일 목요일부터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23 원신 여름 축제에 22일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축제 PV를 접했을 때 사실 진짜 갈 생각은 많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순간 여름 축제에 가기로 마음먹고 외박 신청부터 이것 저것 실행에 옮긴 것 같습니다. 저번 축제 기간에는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받느라 참여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인지, 이번 행사 참여는 다소 집착한 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IMG_2903.HEIC

복무 중인 군부대는 파주에 있어서 축제 현장에 도착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병사에게 있어 출타가 잦은 기회도 아니니, 병원 진료같이 밖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이 참에 처리하면서 더 늦은 것도 있습니다. 결국 현장에 도착하니 점심이었습니다. 점심이 지나니 날이 흐려져 사진은 예쁘게 찍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원래 흐린 날이 활동하기에는 더 좋은 날이니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IMG_2906.HEIC

행사장은 크게 실내와 실외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실외는 활동 체험 부스, 굿즈 판매 부스, 푸드트럭 정도로 구성되었고, 실내는 잘 모릅니다. 실내 행사장은 사전에 온라인 예매를 하지 않은데다, 축제 현장 도착도 늦어 현장 예매 역시 매진되어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이왕 먼 길 발걸음 한 김에 전부 즐기고 싶었지만은 아쉽게 되었습니다.

활동 체험 부스는 단순 미니게임뿐이었습니다. 뭐 여기까지 왔으니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보상 심리도 있고, 뭔가 참여 스탬프를 다 모으면 선물을 준다는 듯 해서 나름 열심히 참여해봤습니다.

IMG_2912.HEIC

대강 체험 부스는 인게임 3.6 이벤트 때와 비슷한 컨셉으로, 부스마다 수메르 아카데미아 6대 학부를 하나씩 붙여놨습니다.

  • 인론파 바후마나 학부: “수메르 인물 퀴즈” 수메르 캐릭터 보드를 랜덤으로 세 개 보여줍니다. 세 인물을 맞추면 스탬프와 랜덤 포토카드를 줍니다.
  • 명론파 르타와히스트 학부: “반짝이는 운명의 기원” 캐릭터 캡슐 뽑기 기계를 돌려 캐릭터를 뽑습니다. 캡슐 속에 들어있는 캐릭터 카드와 스탬프, 랜덤 포토카드를 줍니다.
  • 묘론파 크샤흐레와르 학부: “여름축제 스크래치 쿠폰 이벤트” 3x3 스크래치 쿠폰을 줍니다. 스크래치 밑의 그림에 따라서 경품을 제공합니다. 사실상 원신 버전의 편의점 즉석 복권입니다. 경품 당첨 여부와 관계 없이 스탬프와 랜덤 포토카드를 줍니다.
  • 소론파 스판타마드 학부: “원소 슬라임을 잡아라” 자신이 선택한 슬라임의 원소 속성과 일곱 성인의 소환 원소 주사위를 굴린 결과가 같지 않으면 스탬프와 랜덤 포토카드를 줍니다.
  • 생론파 아무르타 학부: “숲의 순찰대 화약통 격파” 투호입니다. 5개의 화살 중 3개를 인게임의 나무 술통 모형에 넣으면 스탬프와 랜덤 포토카드를 줍니다. 실패해도 랜덤 포토카드는 줍니다.
  • 지론파 하라바타트 학부: “기호 획득 물대포 게임” 물총 쏘기입니다. 점수 과녁을 맞춰 일정 점수를 넘기면 스탬프와 랜덤 포토카드를 주는 모양입니다.

지론파만 추정형으로 작성하는 이유는 지론파 부스를 참여하지 못한 채 행사장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입니다. 스탬프 여섯개를 다 모으지도 못했는데 행사장에서 빠져나온건 제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IMG_2933.jpg

지론파 부스를 기다리는 중에 행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모 트위터에 게시된 폭탄 테러 예고 게시물이 문제였습니다.

행사 측에서는 문제를 인식하자 빠르게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실내 행사장 관람객들을 소방 점검을 이유로 전부 실외로 안내하는것으로 조치에 들어갔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었습니다. 처음 몇 분은 상황이 제대로 공지되고 전파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니 혼란을 겪는건 당연합니다.

행사 측도 “실내 관람객 퇴장 유도 > 실내 행사장 인근 접근 금지 > 전체 행사장 접근 금지 > 행사 중단/해산” 순으로 점차 대응 수위를 높여갔던걸로 보아 내부적으로도 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대응 수위가 빠르게 격상되었고, 주최측에서 적절하게 대처한 덕에, 관람객 퇴장 유도에서 행사 중단과 해산으로 이어지는데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도 일단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으니, 저는 올림픽공원을 떠나 저녁 약속 장소인 강남으로 도망갔습니다.

IMG_2919.heic

생론파 부스를 두 번 시도했기 때문에 일단 포토 카드는 여섯장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학부 스탬프 여섯개를 다 모으면 준다는 이벤트 상품은 얻지 못한 채 원신 축제 나들이는 끝나버렸습니다. 생론파 부스를 한 번에 끝냈다면 이벤트 상품은 얻고 도망갈 수 있었을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일단 야외 미니게임 부스는 그렇게 영양가가 높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고, 미니게임 자체는 정말로 “미니”했고. 그런데도 부스 3회 체험에 4천원을 받았으니 비싸기도 비싼 셈입니다. 그래도 기다리면서 사람들 보는 맛, 코스프레 보는 맛도 꽤 있었고 행사 분위기 자체도 마음에 들었으니 막 그렇게 실망하거나 돈이 아깝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 두 개 부스에서 랜덤 포토카드로 닐루와 콜레이를 뽑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들 못 뽑아서 안달이던데 왜 나는 이렇게 쉽게 나왔지..?

애매하게 끝나서 아쉽지만, 뭐 외박도 축제도 내일까지이니 내일 다시 가서 스탬프를 완성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