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인공지능학부 과동아리 Stolio의 개설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시작
2021년 말, 친구 성수로부터 새 동아리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나나 성수나 21년 학교 생활은 코로나로 거의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었고, 그려오던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 심지어 성수의 인공지능학부는 신설 학부라 대학 생활을 알려줄 선배도 없었으니, 무언가 동아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성수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동아리 개설 준비에 함께하게 된다. 내가 다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했고, 연구실 생활을 한창 하고 있어서 학교 행정을 조금 알고 있기도 했으니, 이것저것 도와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라도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일단은 코로나 속에서도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한 축에 속할 것이다.
인공지능학부 과동아리, Stolio.
새 동아리의 가명은 Stella였다. 이유는 없다. 그냥 단어가 예뻐서 그렇게 정했다고 들었다.
물론 동아리 지도 교수님께 기각당했다. 그 뒤로 성수가 끌어모은 나머지 두 멤버와 함께 이것저것 붙여보다가 Stolio(스토리오)를 동아리 이름으로 결정하게 된다.
Software Technology Operating… 무슨 Organization을 줄여서 Stolio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제 와서는 상관없는 것 같다.
인공지능학부는 학부 자체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학풍, 동아리, 학생회 모든 것이 부족했다.
스토리오가 인공지능학부 과동아리가 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스토리오가 인공지능학부 과동아리가 되면서 나는 스토리오의 유일한 타과생이 되었다.
미숙한 학부, 미숙한 학풍
동아리 개설 단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다른 인공지능학부 과동아리의 월권 행위였던 것 같다.
앞서 한 학기 먼저 개설된 과동아리에서 동아리 모집 인원 쿼터제를 요구하면서 조그만 갈등이 있었다. 단과 대학 분위기상 아마 당시에는 이러한 요구가 월권이라는 인식도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여차하면 학과 외부인인 내가 개입할 생각에, 회장이 된 성수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해줬다. “동아리 구성원 규모 비례 쿼터제”, “학부 동아리 연합회 차원에서의 중복 지원 금지” 이야기까지 들었을 때는 조금 어지러웠지만, 회장이 현명하게 잘 풀어주어서 적당히 잘 해결됐다.
사실 쿼터제는 유지됐다. 스토리오가 모집하려는 인원수보다 쿼터로 주어진 인원수가 더 많았으므로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 있었던 것뿐이었다.
우리 동아리 잘 움직이네!
그렇게 동아리 구성원 모집이 잘 마무리되고, SW중심대학사업단의 지원을 받고, 스터디와 번개를 번갈아 가며 진행하면서 스토리오는 알아서 잘 운영됐다.
내가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가슴 아프니 파이어스타터 역할 정도를 한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되돌아보면 스토리오 회장단이라면 내가 했던 여러 가지 조언들도 알아서 깨달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당연하게도 스토리오는 내가 원래 들어있던 다른 동아리, PIMM과 성향이 완전히 달랐다.
PIMM은 조금 더 무언가 프로젝트를 굴려보는 분위기이고, 스토리오는 과 내에 몇 없는 과동아리라 그런지 노는 동아리에 가까웠다. 일단 스토리오가 학술 동아리를 표방하고 주간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Sunsetting
나는 점점 스토리오 운영과 동아리 활동에 손을 뗐다.
함께 노는 것은 재밌지만 인공지능학부가 아닌 외부인이 과동아리 안에 언제까지나 있는 게 눈치 보이기도 하고, 곧 군대에 가야 하기도 했다.
문어발식으로 늘려놓은 다른 일감들이 부담스러워 서서히 일감을 줄여가고 있기도 했다.